📜 역사 속 가상여행 Ep.21 “광복이 10년 빨랐다면?”

역사 속 가상 여행

소소한행복* 2025. 8. 15. 10:24

🇰🇷 1935년, 여름의 기적

우리가 기억하는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날이 10년 일찍 찾아왔다면 어떨까요?

1935년 여름, 서울 하늘에 태극기가 물결치고,
‘대한독립만세’가 종로 한복판을 메운 장면이
역사 속에 새겨졌다면—
오늘의 한반도는 얼마나 달라져 있었을까요?

오늘의 상상은

“광복이 10년 빨랐다면?”

그 한 가지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1930년대 초, 일본 제국은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준비로 국력 소모가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 틈을 파고든 건 만주와 연해주에서 활동하던 독립군 연합 부대였습니다.

임시정부와 해외 동포 사회는 미국·영국의 지원을 받아 압박을 이어갔고,
국제연맹은 경제 제재와 외교 고립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1935년, 일본 정부는 내외부 압박을 감당하지 못한 채
조선의 독립을 승인하는 ‘서울조약’에 서명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맞이한 ‘10년 빠른 광복’의 시작이었습니다.

“만세! 독립이오!”
종로의 공기는 숨이 막힐 만큼 뜨거웠습니다.
하얀 저고리를 입은 소녀가 깃대를 번쩍 치켜들자,
태극기의 붉은·푸른 물결이 바람에 춤을 췄습니다.

구두 수선공은 망치를 내려놓고 길가에 멈춰 섰고,
행상은 바구니 속 사탕을 아이들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라디오에서는 “조선독립선언 전문”이 낭랑하게 울려 퍼졌고,

군중 속 누군가는 조용히 중얼거렸습니다.
“이 날을… 내가 살아서 보다니…”

그날 오후, 경복궁 앞마당에 모인 인파는
상해에서 돌아온 임시정부 요인들을 향해 환호했습니다.
김구 선생은 단상에 올라 이렇게 말합니다.

“이 나라는, 여러분이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지켜야 할 사람도,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운형은 ‘통일정부’ 수립 계획을 발표했고,
이승만은 새로운 헌법 기초위원회 참여를 약속했습니다.

분단 없이 출발한 신생 국가는
여성 참정권과 신분 차별 철폐를 헌법에 담아냈습니다.

일제 시절 수탈만을 위해 쓰이던 철도와 항만은
이제 무역과 산업의 길이 되었습니다.

부산항에는 동남아와 인도의 커피·향신료가,
인천항에는 유럽의 기계와 원단이 들어왔습니다.

전쟁으로 끊기지 않은 무역망과 생산망은
우리 경제를 20세기 중반의 ‘아시아 신흥국’에서
**‘아시아 선도국’**으로 끌어올렸을 것입니다.

서울은 1940년대 중반, 이미 동아시아 금융·물류 중심지가 되었겠죠.

광복 직후 정부는 ‘문맹 퇴치’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마을마다 작은 학교가 세워지고, 교실에는 나이 불문한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아버지, 이 글자 읽어보세요.”
“독… 립…”
그 순간, 아들의 눈이 번쩍 빛났습니다.

문화예술계도 꽃을 피웠습니다.
1937년, 경성에서는 아시아 최초의 국제영화제가 열렸습니다.
판소리 명창과 재즈 밴드가 같은 무대에 서고,
서양식 드레스와 한복이 나란히 무대 위를 걸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새로운 시대의 춤’이라 불렀습니다.

1935년 독립국이 된 한반도는
곧 다가올 세계대전에서 평화를 위한 거점이 되었습니다.
연합국과의 조약을 통해 외교적 발언권을 키우고,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지 않은 채 전후 부흥에 참여했습니다.

우리 젊은 과학자들은 1940년대 말, 유럽과 미국의 연구소에서 활약했고,
선수들은 1940년대 초 국제 올림픽 무대에 ‘KOREA’라는 이름으로 섰습니다.

그러나 조기 광복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았습니다.
친일 청산은 여전히 큰 과제였고,
지역 간 발전 격차와 빈부 문제도 존재했습니다.
독립의 기쁨 속에서도,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우리는 전쟁이 아닌, 평화 속에서 그 문제들을 풀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맞이한 해방은 전쟁과 분단의 문턱에 서 있었고,
그 길은 길고 고단했습니다.

하지만 이 상상 속 1935년의 광복은
우리가 잃어버린 10년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 시간은 전쟁을 피해 더 많은 꿈을 심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선물이었을지 모릅니다.

광복의 의미는 날짜가 아니라,
그날을 맞이한 마음속 깊이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그 가치를 지키고 기억하는 한,
해방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입니다.

이 상상이 오늘 당신 마음에 작은 울림으로 남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요.
《역사 속 가상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