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상상여행, 지난 이야기에서 안중근 의사를 통해
'신념'에 대해 생각해 봤다면,
이번엔 그 연장선에서 저의 신앙을 고백하려 합니다.
기도 중 문득 떠올랐던 상상 하나를,
오늘은 조심스럽게 꺼내봅니다.
“조선시대에 천주교 박해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믿음의 눈으로 바라본, 또 하나의 가상의 역사 속 여행을
오늘은 함께 걸어보려 합니다.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었던 시대가 있었다."
조선 후기, 외래 종교였던 천주교는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왕권과 유교 질서를 위협하는 '이단 사상'으로 여겨졌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순교자들이 생겼고 우리는 그것을 신앙의 피맺힌 역사로 기억하죠.
그런데 문득 생각해 본 상상,
만약 조선에서 천주교 박해가 없었다면?
믿음을 지킨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지 않아도 되었더라면,
그 시대의 교회와 성직자들, 그리고 평신도들은
어떤 모습으로 함께했을까요?
이런 상상들은 어쩌면,
박해를 당하신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분들과 함께 머물고 있다는 마음으로 드렸던 묵상 속에서
자연스레 피어난 것 같아요.
📖 1. 조선, 믿음에 관대했더라면?
조선은 유교 국가였고, 예법과 충효를 바탕으로 사회가 돌아갔습니다.
그런 조선에서 하느님 한 분을 섬긴다는 사상은
조상을 모시지 않는 것, 군주보다 윗 존재를 따르는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만약 조선의 지식인들이
천주교를 단순한 ‘이단’이 아닌
서양의 철학이자 인간의 존엄을 말하는 사상으로 받아들였다면?
→ 하느님을 믿는 마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배려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함께 자리를 잡았을 수도 있죠.
→ 함께 어우러진 조선, 상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나요?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 12)
예수님의 말씀처럼 온 세상이 하루빨리 복음화를 이뤘을지도 모르죠.
🏯 2. 박해 없는 신앙 공동체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인박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서늘해지는 그 사건들이 없었다면,
우리 신앙의 역사는 어땠을까요?
- 성직자들은 몰래 입국하지 않고, 당당히 초청받아 사목 했을 것
- 초가집에 숨은 신자들 대신, 마을 중심에 성당이 세워졌을 것
- 순교의 피가 아닌, 기도와 나눔이 신앙의 중심이 되었을 것
그리고 지금의 한국 천주교는,
‘핏빛 증언’이 아니라 ‘오래된 평화’로 이어진 공동체가 되었을지도요.
🌱 3. 신앙이 사회를 더 일찍 바꿨을지도?
천주교는 단지 종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은 존엄하다"는 가르침을 전한 문화였어요.
양반도 상놈도, 남자도 여자도,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그 메시지는
조선이라는 신분 사회엔 너무나 낯설고 위험한 사상이었죠.
하지만 박해 없이 그 사상이 널리 퍼졌다면?
- 노비 해방은 더 빨리 왔을지도
-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존재 자체로 존중받는 사회가 조금 더 빨리 열렸을 수도 있었겠죠.
- 한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가 더 깊이 뿌리내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상상해 보면,
신앙이 단지 ‘내면의 구원’이 아닌
세상을 바꾸는 사랑의 힘이었음을 다시 느끼게 돼요.
✨ 4. 이 상상은, 믿음 위에서 태어난 이야기
저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상상은 제게 단순한 흥밋거리라기보다
‘만약 우리 신앙의 시작이 고통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인 기도이자 되새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수많은 박해와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이 믿음을 더 깊이, 더 단단히 붙잡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 이 상상은
‘박해 없는 세상이 더 나았을 것이다’가 아니라,
"만약 그랬다면 어땠을까?" 하고 조심스레 떠올려본 상상일 뿐입니다.
🕊️ 끝으로..
믿음의 길은 언제나 쉽지 않지만,
그 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믿음을
조금은 더 담대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상상도 어디까지나 하나의 상상일 뿐입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작은 상상의 기도,
다음 역사 속 상상여행에서도 다시 함께해요.
그리고 오늘 이 글이,
신앙 앞에서 한 번쯤 멈춰 서게 만드는 작은 물음표였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평화가
수많은 눈물과 고통 위에 세워졌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그분들의 희생과 믿음을
우리의 삶 속에서 이어가게 하소서.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이 상상을 마치며,
그들의 믿음에 감사하는 마음과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제 마음 안에 늘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
이 조용한 기도를 바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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